발리에 가서 살겠다고 했을 때 친구들이 제일 걱정해주었던 것은 "떡볶이 못 먹어서 어떡해?"였다. 떡볶이를 사 먹으러 거기까지 간다고? 의 대명사, 밥은 안 먹어도 떡볶이는 먹는 사람, 비싸고 좋은 식당보다 오래된 떡볶이 가게를 더 좋아하는 그 사람이 바로 나예요.
가장 좋아하는 밀가루떡은 <골목대장> 밀떡인데 공장이 충청도 어디쯤에 있다. 이 밀떡공장에 언젠가 꼭 견학 한번 가보고 싶습니다. 사장님. 간이 적당하고 쫄깃쫄깃한 골목대장 밀떡은 말랑말랑할 때 그냥 손으로 뜯어먹어도 순식간에 한 줄이 사라질 정도로 맛있다. 골목대장 밀떡은 주로 재래시장에서 판매되고 있으니 혹시라도 재래시장을 돌아다닐 때 골목대장이라고 써져있는 밀떡을 보면 속는 셈 치고 한번 사보세요. 이 밀떡은 택배도 안되기 때문에 보일 때마다 사서 하나씩 떼어 냉동실에 소분해두면 그날은 저녁밥 안 먹어도 흐뭇하다.
이 골목대장 밀떡을 목표로 밀가루떡 만들기에 도전하기로 했다. 이미 여기 오기전부터 여러 레시피를 찾아보았고 2번의 실패를 거쳐 3번째 드디어 원하는 식감의 밀가루떡 만들기에 가까워졌다.
1차
밀가루떡을 만든다고 하면 보통은 미쳤다거나 대단한 열정이라며 박수를 치거나 둘 중 하나인데 내 친구만은 다르다. "나 발리에 가서 밀떡을 만들어볼 거야."라고 했더니 "어머 재밌겠다. 나도 오늘 만들어보려고 했어."
예상치 못한 반응에 오히려 이쪽에서 더 당황하게 되었다. 앞으로 너와 함께 만들어낼 무언가들이 기대되는걸?
사진 결과물이 좋아보이는 몇 개의 레시피를 참고해서 밀가루 500/물 120/소금 간 반죽을 했다.
24시간 냉장고에서 휴지시킨 뒤 성형->15분 삶기
-반죽이 뻑뻑해서 성형은 쉬웠으나 아무리 끓여도 밀가루 반죽 맛이 사라지지 않음 그냥 거대하고 기다란 수제비를 반만 익혀서 씹는 기분
김말이는 너무 쉽지요
당면을 30분 이상 불렸다가 6분정도 삶아서 (속이 투명해질 정도) 건져 찬물에 박박 헹군 후 간장, 다진 채소를 넣고 1/4 크기로 자른 김에 야무지게 쌉니다. 묽은 튀김가루 반죽에 얼음을 동동 띄워서 기름에 2번 튀기면 끝
1차 떡볶이:
절대로 구부러지지 않는 강렬한 저 떡볶이. 그나마 양념 넣고 끓일 때 30분 이상 끓여서 간신히 익혀먹었던 저 생수제비같던 떡볶이 퉤퉤
김말이는 괜찮았다. 발리에 와서 김말이를 튀기고 있다니 쓰면서도 이상하고
교훈을 얻었다. 떡은 더 가늘게, 삶는 시간을 늘리고, 반죽은 촉촉하게
2차, 3차
자고로 반죽이란 오래 치댈수록 쫄깃해지는 법이니 이번에는 반죽을 여러덩이로 분할해서 꼼꼼하게 치대고 이틀간의 휴지 기간을 거친 후 얼음물에 담가 냉동실에 한참 넣어놨다.
무궁화 마트에서 사온 사각형 어묵을 넣고
https://goo.gl/maps/ANrDBcp9mqTPk7Kv9
역시 무궁화 마트에서 사 온 비비고 왕교자 (작은 거 한 봉지에 120k)를 에어프라이어에 구워서 함께 먹었다. 이번에 만든 밀떡은 쫄깃쫄깃하고 야들야들해서 다음에도 같은 방법으로!
밀가루 500g+물 120ml 이상 (120을 기준으로 잡고 반죽이 촉촉해질때까지 물을 더 넣어요) 오일 약간+소금, 후추
반죽을 오래 많이 세게 치대고, 휴지 기간을 이틀 정도로 잡으시면 더욱 쫄깃하고 그럴듯한 밀가루떡을 만들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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